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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리뷰/넷플릭스 &웨이브 리뷰

넷플릭스 드라마 《종말의 바보》 리뷰 – "인간은 끝을 앞두고도 사랑을 꿈꾼다

세상이 끝난다면, 당신은 마지막 하루를 누구와 보내고 싶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종말의 바보》는 그 질문 하나로 시작해, 지극히 한국적인 ‘감정의 종말’을 조용히, 그리고 묵직하게 던져준다.

🪐 200일 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드라마는 시작부터 시청자에게 강렬한 선언을 던진다. "200일 후, 인류는 멸망한다."
뻔한 재난극일 거란 편견은 단 10분 만에 깨진다. 이 드라마는 인류의 '운명'보다 개인의 '감정'에 집중한다.
부모와 자식, 연인과 친구, 가족이라는 가장 평범한 관계들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얼마나 위태롭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그린다.

🌘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죽음을 앞두고도 사람은 사랑을 갈망하고, 미움을 안고, 후회를 되새긴다.
‘종말’이라는 거대한 설정 속에서 이 드라마는 오히려 사소한 감정의 진폭에 집중한다.
미워했던 사람을 용서하려는 마음, 끝내 말하지 못한 고백,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더 슬픈 눈물.
이 감정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더 진하게 살아난다.

💔 인간의 본성과 마주하다

종말이라는 절대적인 타이머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어떤 이는 약탈을 하고, 어떤 이는 끝까지 누군가를 지킨다.
어떤 이는 절망 속에서 신을 찾고, 어떤 이는 침묵 속에서 사랑을 말한다.
이러한 인물 간의 대비는 《종말의 바보》가 단순한 장르물에 그치지 않고, 철학적인 울림을 남기는 이유다.

🎭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의 섬세함

유아인, 전성우, 김윤혜 등 주요 출연진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종말’에 반응하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유아인의 내면 연기는, 대사가 없이도 감정을 전달하는 힘을 보여준다.
또한 연출은 과장 없는 톤으로 리얼리티를 살리면서도, 때때로 시적인 장면 전환으로 여운을 남긴다.

📡 종말의 시대, 우리가 진짜 마주한 질문

결국 이 드라마는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은 충분히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
이 작품은 ‘마지막’을 그리는 동시에, ‘지금’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당장 내일이 없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이 드라마는 그 물음을 가슴에 남긴 채 조용히 시청자를 뒤흔든다.

📝 총평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는 종말을 다루지만, 재난이 아닌 감정을 이야기한다.
극적인 설정 안에서도, 우리가 미뤄왔던 진심과 후회, 사랑에 대해 묻는다.
당신이 삶에 지쳤다면, 혹은 삶을 다시 사랑하고 싶다면 꼭 한 번 이 드라마를 마주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