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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리뷰

《나는 신이다》 인물 분석 리뷰 –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얼굴들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실존 종교 범죄를 파헤친 기록물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사건 재조명을 넘어, 피해자의 감정, 사회의 무기력, 인간의 심연까지 들여다보며 ‘다큐멘터리 이상의 파급력’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늘은 이 작품에 등장했던 주요 인물 3인을 중심으로, 그들의 내면과 상징, 그리고 시청자에게 남긴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1. 정명석 – 권위의 탈을 쓴 사기극의 핵심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교주 정명석은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수많은 여성을 정신적·육체적으로 지배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신의 목소리”라고 세뇌시키며, 피해자들에게 복종을 강요했습니다.

정명석의 언행을 보면 놀랍도록 일관된 논리 조작이 존재합니다. 절대적 권위를 바탕으로 죄책감과 믿음을 혼용했고,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연민이나 반성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청자로서 가장 무서웠던 건, 그가 어떤 대목에서도 “나는 신이다”라는 착각을 끝까지 내려놓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2. 김기동 – 구마(驅魔)의 이름으로 벌어진 또 다른 폭력

서울 성락교회의 김기동 목사는 ‘귀신을 쫓는 구마의 권능자’로 알려졌으나, 그의 실제 행적은 영적 폭력을 가한 가해자의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귀신을 쫓는다”는 명목으로 여성들에게 행했던 신체 접촉과 강압적 접근은 종교라는 외피를 쓴 성적 권력 남용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김기동의 사례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신비한 능력’이라는 환상에 취약해지는지를 보여주며, 종교가 인간성을 잃었을 때 어떤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 3. 안상홍과 장길자 – 구원의 이름으로 장사된 종말론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WMSCOG)는 ‘어머니 하나님’을 주장하며 기성 종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교세를 확장해왔습니다.

장길자는 ‘어머니 하나님’이라는 새로운 신적 개념을 내세우며 수많은 신도들을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재산 헌납·고립·사회 단절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었습니다.

이 집단의 문제는 특정 인물이 ‘신’으로 숭배받으며, 종말의 공포를 이용해 현실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차이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분류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 시청자로서 느낀 가장 큰 불편함

《나는 신이다》를 보며 무엇보다 불편했던 건, 이런 일이 지금도 우리 곁에서, 아주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화면 속 인물들은 먼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위험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고, 가해자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침묵의 방관자였을 수도 있다는 자각이 불편함으로 다가왔습니다.


📌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 종교라는 이름으로 무너진 인간의 권리
  • 권위에 취해 죄책감을 조작한 심리적 지배
  •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사회 시스템의 허점

이 작품은 단지 범인을 낱낱이 까발리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앞으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묻고 있었습니다.


📝 마무리하며

《나는 신이다》는 무겁고 불편한 작품이지만, 그렇기에 반드시 필요한 기록입니다. 진실을 보는 건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이 피해자를 향한 연대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외면할 수 없습니다.

이름을 기억하자. 얼굴을 잊지 말자. 그리고 ‘신’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던 폭력들을 더 이상 침묵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