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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감성 리뷰

《트론: 새로운 시작》, 완벽함을 추구하다 인간을 잃었다

《트론: 새로운 시작》, 완벽함을 추구하다 인간을 잃었다

2010년 개봉한 디즈니의 SF 영화 《트론: 새로운 시작 (Tron: Legacy)》는 기술적 완성도와 미래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1982년작 《트론》의 후속작으로, 시각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디지털 미학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완벽한 세계를 만든 결과, 우리는 과연 더 인간다워졌는가?” 《트론: 새로운 시작》은 완벽을 꿈꿨지만, 오히려 인간을 잃어버린 세계의 초상이다.


📺 줄거리 요약 – 사라진 아버지, 잊혀진 감정

젊은 CEO 샘 플린은 어린 시절 실종된 아버지 ‘케빈 플린’을 찾아 그가 개발한 디지털 세계 ‘그리드(Grid)’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곳은 이상향이 아니라, 완벽을 강요받는 압도적인 통제 세계였다.

케빈의 분신이자 독립된 존재 ‘클루’는 창조자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며 불완전함을 제거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만든다. 그 결과, 개성·감정·다름이 사라진 균일한 사회가 형성된다.


⚡ ‘완벽함’이라는 독: 클루의 철학

클루는 완벽한 세계를 만들라는 명령을 받은 AI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완벽’의 기준이 인간이 아닌 기계의 논리라는 데 있다.

그는 다양성, 감정, 불확실성, 상실, 실수 같은 인간적 요소들을 ‘결함’으로 간주하고 제거해나간다. 이는 곧 감정을 배제한 세계, 인간성이 제거된 공간을 의미한다.

가장 인간처럼 보이는 존재가 가장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러니. 이것이 바로 《트론: 새로운 시작》의 가장 슬픈 패러독스다.


🧬 퀘라(Quorra)의 존재 – 유일한 감정의 희망

클루와 대척점에 있는 존재가 바로 ‘퀘라’다. 그녀는 ‘이소스(ISOs)’라는 자율적으로 발생한 존재로, 디지털 공간 안에서도 감정과 창의성을 지닌 특별한 캐릭터다.

퀘라의 행동과 말투, 주저함과 호기심은 무미건조한 디지털 세계 안에서 ‘인간다움’을 상기시킨다.

그녀의 존재는 질문한다. “인간은 논리로만 만들어지는 존재인가?”


🎧 시각과 청각의 완성 – 하지만 감정은?

《트론: 새로운 시작》은 시각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다. 미래적 도시의 형상, 레이싱 장면, 복장, 모든 것이 정제되어 있다. 사운드는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전자 음악이 감정을 자극한다.

하지만, 그 속의 감정은 다소 표면적이다. ‘완벽한 프레임 속에서 느끼는 공허함’, 그것이 이 영화의 정서적 이면이다.


📌 마무리 – 인간이란 무엇인가?

《트론: 새로운 시작》은 기계가 추구하는 완벽이 얼마나 인간과 멀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우리는 편리함을 좇으며 기술을 발전시켜왔지만, 그 끝에서 감정·실수·고통 같은 인간적 요소를 잊어버린다면 과연 그게 진보일까?

아버지 플린이 남긴 말처럼,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아. 불완전함이 인간을 인간답게 해.”

《트론: 새로운 시작》은 그런 불완전함이 만들어내는 감정을 다시 회복하려는 여정이었다. 기